About
시간을 담는 프로덕션
2019년 어느 날, 띵킹필름이라는 이름을 달았다.
렌즈 너머로 보이는 건 언제나 같았다. 누군가의 떨리는 심장과, 말로 다 할 수 없는 이야기.
연극연출을 전공했던 시절이 있었다. 무대를 만드는 사람은 안다. 커튼이 오르기 직전, 그 몇 초간의 정적이 얼마나 영원처럼 느껴지는지. 객석의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숨소리들이 얼마나 또렷한지. 나는 그때의 감각을 아직도 손끝에 기억하고 있다.
지금은 조금 다른 자리에 서 있다.
팬미팅장 구석, 콘서트홀 뒤편, 때로는 작은 스튜디오 안. 가장 좋은 앵글을 찾아 헤매는 사람. 음악이 흐르는 곳이라면, 그곳에 살아있는 무언가가 있다면, 나는 그 순간을 포착하려 한다.
어떤 영상은 백만 명에게 닿았고, 어떤 영상은 그보다 작은 무대를 위한 것이었다.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일까. 왕가위의 영화 속 한 장면처럼, 모든 순간에는 저마다의 온도가 있다. 환호성이 터지는 순간의 뜨거움도, 헤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한 소절의 떨림도.
나는 여전히 현장을 좋아한다.
살아있는 음악이 숨 쉬는 그곳에서, 그 순간들을 담아 누군가에게 전하는 일.
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하다.
그 순간이, 어쩌면 누군가의 오래된 기억 속 한 장면처럼 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.
디렉터 박지수 올림.